장사를 천직으로 삼고 [주종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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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천직으로 삼고

 

주종순/ 수필가

 

제가 모시고 있는 여사장님은 신장개업을 위해 서울엘 혼자 가시더니 여러 가지 상품을 본인의 안목으로 엄청나게 구색을 맞취 왔습니다. 그중 긴머리에 깔끔하게 치장하는 예쁜 보석망도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지 저에게 "예쁘지?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난 별로예요"라고 솔직한 대답을 해 드렸습니다. 너무 순진하고 솔직한 대답이었을까요?


그랬더니 개업 스타트로 준비한 상품들을 아무 말 없이 손으로 일그러트려 휴지통에 넣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그 종류 상품들을 전부 다.

 

아마도 기분이 너무 많이 상했구나 싶었습니다. 난 너무 놀랐고 하고 싶은 말이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 많은 상품은 전부 다 돈이고 진열장에 넣을 새 상품이었으니까요.ㄱ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시 서로 의기투합하여 영업을 진행하기로 하였고, 이젠 개업과 동시 사장님과 종업원이 되어 발을 맞춰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론 사장님과 직원인 저는 일심동체가 되어 서울 남대문 시장엘 거의 40여 년을 오르 내리며 다람쥐가 체바퀴 돌 듯, 전심치지(傳心治之)의 마음으로 인생을 걸고 동고동락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인생사가 다 그렇듯이,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살듯, 두 사람은 한 명이 된 듯 같은 곳에 함께 있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꼭 묻고 찾는 거였습니다.

 

사람의 일이 시작도 중요하지만, 열성도 중요하고, 취향도 맞아야 되고, 손발이 척척 맞는 짝이 있으면 훨씬 더 수월하고, 역시 애로사항 생길 땐 한 명보단 둘이 더 낫고, 엎어지고 깨어 지더라도 일어서는 힘도 의지가 되고 한 우물을 파다보니 직업에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같은 출발선에서 함께 출발하여 인생을 살다보니 일은 잘 되는데,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개인의 성격과 생각, 취향이 너무 달라 아무리 주종관계라지만 자연히 트러블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일 년 정도 지났을 무렵 작은아버지가 나를 집으로 부르시더니, 돈은 있으니 내가 하는 영업을 오픈하여 같이 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일 년이란 세월을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손발을 맞춰 왔던 일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 자체가 사람도 우습고 일도 그렇고 당연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 년이란 세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주변에선 시선 집중을 받을 만큼 소문이 자자했고, 같은 악세사리 매장이 15개나 붙어 있었지만, 우리 매장이 매상은 언제나 월등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여기저기서 저에게 스카웃 제의가 많이 들어왔고 그럴 때마다 인간의 심사라 혼란을 많이 겪었지요. 그래도 사람은 견리사의(見利思義)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배워 온 저로서는 당연히 일편단심 민들레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렇게 번창을 하며 15년 정도를 지날 무렵 상가 건물이 철거되어 매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 후에도 같은 영업을 연속 20년 정도 꾸준히 했으며 그 결과 그곳에서도 우리의 매장은 승승장구 하였습니다.

 

평생을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옆 눈으로 다른 길을 쳐다볼 시간도 없이 35년이란 세월을 일만 한 덕분인지 이젠 나이도 인생 후반기에 들어섰고, 세상살이에 어려움도 헤쳐나갈 배짱도, 즐겁게 편하게 살 수 있는 노하우도 베테랑이 되었지요.

 

매장을 운영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직원들의 단체 행동 때문에 셔터를 며칠간 모두 내렸던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어린 직원들의 철부지 같은 행동이지만 인생을 올바르게 배운 어른들이 옆에서 관심을 갖고 충고를 해 줄 수 있었다면 사장과 직원의 위치는 자연스럽게 이어 갈 수 있었고, 이제 커나가는 직원들에게 더 잘 살 수 있는 상생의 길도 제공할 수 있던 기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인생은 영원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처럼 모든 게 영원할 순 없더라구요.

 

이젠 그 중요했던 순간들도 모두 지나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인생의 한 페이지씩이 되겠군요.

 

어떤 분이 저에게 애국자라고 했습니다. 이유인즉 많은 직원들을 관리하고 수용하며, 장사와 인생을 가르치니 국가의 인재교육에서 한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애국자라는 겁니다.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봅니다. "직업이 뭐냐". 그럴 때마다 장사꾼이라는 말이 편하게 잘 안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장사꾼이라는 직업이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제일 낮은 직업으로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인의 직업이 천직이라 여기고 수십 년씩을 해 올 수 있다는 것은 아마추어 의식을 갖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직업의 귀천의식이 남아 있는듯 합니다. 사람들이 쉽게 말하기를, "할 일 없으면 장사라도 해야지"라는 장사라는 직업을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여기나 봅니다. 제가 40여 년을 장사를 평생 직업을 했는데도 이 어휘인 장사꾼을 남들이 우러러 보는 어휘로 바꾸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젠 일을 접고 살고 있으나, 아직도 지나간 세월 속에 많은 추억과 기억들 가운데 그립고 감동적인 일들이 많았기에, 또 한번 직업을 갖겠다 해도 장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내가 장사꾼으로 성공하게 된 것은, 너무 열심히 살았고, 정직하게 살았으며, 평생을 한 우물을 파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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