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염홍철의 아침단상

 ▲염홍철 장로(대전대흥침례교회)

계묘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 첫날인 어제는 새벽에 지인들과 함께 유등천 천변을 산책했습니다. 강변을 거닐면서 지난해를 회고해 보니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더 크게는 세계적으로 큰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한 해였습니다. 저는 작년에 보람도 많았지만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으나 교훈도 얻었지요.

국내외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바닥을 쳤고, 데땅뜨 이후 이념 갈등이 약화하였는데 다시 신냉전이 아니라 포스트 신냉전으로 회귀한 것 같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블록화가 심화한 것도 전쟁과 관련이 있지요.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정당 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고 그 후유증으로 신구정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제 경제의 영향을 받아 국내 경기도 매우 악화하였지요. 수출 부진, 물가상승은 물론이고 실업자도 양산되었습니다.

2021년에 이어 작년에도 코로나 팬데믹이 꺾이지 않아 경기침체를 가속화 했고 생활패턴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반적으로 삶의 양식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작년은 북한의 도발이 극심했고 국민은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겪으면서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墨子)를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묵자의 철학은 겸애(兼愛) 즉 보편적 인류애를 기본토대로 삼았고, 세계가 혼란에 빠져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이기심과 편애 때문이고, 이런 혼란을 없앨 수 있는 치료법은 ‘편파성을 보편성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이 남의 나라와 도시를 자신의 나라와 도시로 생각하면 아무도 남의 나라를 공격하거나 남의 도시를 점령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지요.

지난주 세 번에 걸쳐 사랑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는데, 묵자의 사상을 대입시켜 보면 보편적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돌아가야 할 본령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공감해주며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아 두 번째 날, 생명 있는 것들의 거룩함과 신비, 생명을 다한 것들의 고요와 심연을 들여다보면서 저 자신과 고즈넉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