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중독과 습관이 차이 [정은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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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중독과 습관이 차이


  정조은 교수(대전성모병원 정신의학과)

 

2020년 새해가 시작됐다. 해가 바뀌면 누구든지 다양한 다짐과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헬스장, 외국어학원, 서점을 찾으면서 자기계발에 대한 계획을 짜기도 하고 나쁜 습관을 고치고야 말겠다는 의지도 다진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쁜 습관이 중독인지 단순한 습관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나쁜 습관과 중독, 반복 행동한다는 공통점 있지만 큰 차이

습관이란 의식적으로 생각이나 노력을 하지 않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으로 뉴스나 이메일을 확인한다든지, 집중할 때 혀를 앞으로 쏙 내민다든지 말이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새벽까지 오래 한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폭식을 하는 것처럼 안 좋은 습관도 있다. 이런 반복되는 행동들은 나쁜 습관인 걸까, 아니면 스마트폰 혹은 음식에 중독된 것일까.

 

습관과 중독은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습관의 경우 그 행동을 멈추려고 하면 스스로 멈추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독의 경우 반복적인 행동으로 인해 뇌의 신경회로에 변화가 생긴 상태이기 때문에 조절 능력이 저하돼 그 반복 행동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의지로 멈추기가 어렵다. 또한 줄이거나 멈추려고 했을 때 심리적 혹은 신체적 금단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전에는 중독이라 함은 알코올, 마약, 니코틴, 카페인 등 물질 중독을 주로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도박, 인터넷 게임 등 특정 행위도 물질 중독에서와 같은 뇌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행위 중독이라는 용어도 사용하게 됐다. 특히 아동, 청소년의 경우 뇌가 계속 발달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뇌의 신경회로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독 물질 및 행동은 더욱 위험하다.

 

뇌는 좋은 습관, 나쁜 습관 구별 못해

습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우리의 뇌는 어떤 행동을 학습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뇌 영역(전전두엽)이 다른 뇌 영역과 함께 일을 한다. 즉 낯선 경험이기 때문에 뇌가 의식적으로 학습하고 이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습이 점차 반복되면 생각하는 뇌 영역은 일을 줄이고 행동과 관련된 다른 뇌 영역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서 자동화가 일어나는데 그렇게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습관은 굳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 없이 행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는 뇌는 어떤 것이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 중독은 나쁜 습관인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면서 아니다이다.

습관이 형성되는 위의 과정이 중독의 과정 일부에 관여하지만 또 중독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 마약, 도박같이 중독이 되는 물질이나 행동을 처음 시작하는 것은 자발적이나 이것을 반복하다보면 비자발적인 상태가 된다. 이는 의식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습관과 유사하다. 하지만 중독은 술과 같은 특정 자극에 뇌가 반응하면서 다른 일상생활에서의 소소한 만족감, 자극에는 반응이 줄어들어 중독 물질 혹은 행동이 다른 것보다 우선순위가 되게 한다.

 

또한 그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도 점점 낮아져서 더 많이, 더 오래 그 물질 및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 이에 더해 생각하는 뇌의 기능이 감소하면서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로 중독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즉 중독은 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정반대 상태가 돼 버리는 것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습관은 어떤 것이 나쁜 습관인지 계속 생각하고 의식하면서 멈추거나 바꾸려고 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중독은 많은 뇌 영역의 효율성이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멈추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 생각하는 뇌의 기능인 조절력을 높이기 위한 인지행동치료, 스트레스 관리, 주위환경 변화 등의 다각적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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